시사매거진 - [김광웅의 법률산책] 소년보호재판, 우리 아이에게 내려질 보호처분 1호부터 9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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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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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이 5호 보호관찰이라고 했는데, 감옥은 아니라면서요. 그래도 우리 아이 인생에 크게 남는 거 아닌가요?”소년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첫 재판이 끝난 뒤 이런 전화를 자주 받는다. 특히 특수폭행·공동폭행·절도 사건에서 보호처분 숫자를 듣는 순간, 부모는 “이제 소년원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크게 느끼곤 한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사는 중학교 2학년 A군은 친구들과 어울리다 파주시 운정과 김포시 번화가 골목에서 또래를 둘러싸고 폭행한 사건에 연루되었다. 사건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어갔고, 심리기일에서 재판부는 소년분류심사원에 임시위탁한 뒤 보고서를 받아 본 다음, 최종 심리에서 1호 보호자 감호 위탁과 2호 수강명령, 5호 보호관찰을 함께 선고하였다. 부모는 “소년원은 피했으니 다행인가 싶다가도, 5호까지 나왔으면 우리 아이가 전과자가 된 것 아니냐”며 눈물을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년보호재판에서 내려지는 보호처분은 형법상의 징역·벌금과 다른 소년법상의 보호조치이다. 일반적인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재판기록은 남고, 학교·진학·취업 과정에서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에게 “국가가 나를 관리하기로 했다”는 경험 자체가 큰 심리적 충격이 된다. 이름은 ‘보호’이지만, 실제로는 아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강한 개입이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보호처분 1호부터 5호까지는 아이가 집과 학교를 그대로 다니면서 부담하는 이른바 ‘재가 처분’이다. 1호 보호자 감호 위탁은 “이 가정 안에서 다시 한 번 붙들어 보겠다”는 의미이다. 2호 수강명령과 3호 사회봉사명령은 일정 시간 교육을 듣고 봉사를 하게 하는 조치로,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 몸으로 깨닫게 하려는 취지이다. 4·5호 보호관찰은 보호관찰관이 정기적으로 아이를 만나 학교·가정생활, 교우 관계, 귀가 시간 등을 점검하는 단계로, 이를 성실히 이행하면 소년원 같은 시설 처분을 피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6·7호는 아이가 집을 떠나 시설이나 병원에서 생활하는 위탁 처분이다. 가정환경이 불안정하거나, 보호자가 현실적으로 감독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폭력·자해·약물 문제 등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선택된다. 8·9호는 모두 소년원 송치로, 사실상 자유가 제한되는 처분이다. 8호는 1개월 이내 단기 소년원, 9호는 통상 6개월 이내 단기 소년원으로, 중·고등학생에게는 한 학기를 통째로 비우는 수준의 중대한 결정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이미 내려진 보호처분을 “벌을 다 받으면 끝”으로 보지 말고, 이후 몇 달·몇 년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담·치료 프로그램 등록, 귀가 시간·교우 관계·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가정 내 규칙, 학교 복귀 및 학업 계획을 아이와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둘째, 아직 보호처분 선고 전이라면 피해 회복과 가정의 감독 능력을 최대한 보여 주어야 한다. 합의 및 치료비·위자료 지급, 담임·상담교사 의견서, 환경조사 자료 등을 통해 “이 가정은 아이를 다시 붙들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소년재판 또는 소년범죄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의 비행은 분명 잘못이지만, 그 순간만 떼어 놓고 보면 부모와 가족도 상처 입은 피해자이다. 그러나 소년재판에서 통하는 것은 눈물이나 억울함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과 현실적인 계획이다. 우리 아이에게 보호처분 1호부터 9호 사이의 어떤 숫자가 적히든, 그 빈칸을 채우는 하루하루는 결국 부모와 학교, 그리고 아이 자신이 만들어 간다. 혹시라도 자녀가 소년재판정에 서게 되었다면, 적어도 그 옆자리를 비워 두지는 말아야 한다. 보호처분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겠다는 어른들의 결심이, 아이를 다시 바른 길로 세우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신현희 기자 bb-75@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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