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경제신문 - [김광웅의 가정법률] 이혼소송 '양육권' 부모 모두 포기한다면, 친권 판단은?
페이지 정보
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본문
현대경제신문 |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A씨와 B씨는 장기간 별거 끝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초등학생 자녀다. 처음에는 서로 상대방이 양육해야 한다고 맞섰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 모두 "형편상 아이를 직접 키우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A씨는 김포시 직장 문제로 출퇴근이 불규칙하고 파주시에 거주하는 부모 도움도 어렵다고 했고, B씨 역시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거주지도 자주 바뀌어 양육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사조사 과정에서 실제 사정은 달랐다.
이혼소송에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사건은 결국 양육권, 친권, 양육비 문제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은 부모 중 한쪽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다투는 장면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부모 양쪽 모두가 "내가 직접 키우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 당사자들은 양육권도 서로 포기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혼소송에서 양육권자 결정은 부모 편의나 체념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법원은 결국 자녀 복리를 기준으로 누구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지를 정한다. 재산분할, 위자료, 혼인파탄 책임이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사건이라도, 자녀 문제는 별도로 가장 엄격하게 판단되는 영역이다.
실무상 중요한 점은 부모가 모두 "못 키운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그 말만 듣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원은 양육권자 및 친권자 지정에서 자녀의 연령과 의사, 부모 애정과 양육 의사, 경제적 능력, 양육방식 적합성, 부모와 자녀 사이 친밀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결국 양육의사가 약하다는 사정은 하나의 요소일 뿐이며, 실제 양육능력과 현재까지의 양육현실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말로는 포기한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누가 더 많이 돌보아 왔는지가 무겁게 평가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양육능력은 단순히 돈이 많은지를 뜻하지 않는다. 안정된 주거가 있는지, 자녀 학교와 병원 생활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주변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아이 정서 상태를 해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함께 고려된다. 그래서 경제력만 앞세운 주장은 충분하지 않다.
반대로 수입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실제 양육의 연속성이 있으며, 생활기반이 안정적이라면 그쪽이 양육권자로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기여도나 위자료 액수도 중요하지만, 양육권 판단은 그것과 별개로 자녀 중심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부모 양쪽이 모두 직접 양육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조부모나 제 3자가 양육권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원칙적으로는 부모 가운데 한쪽을 중심으로 양육자와 친권자를 정하는 구조가 기본이다. 다만 부모 모두가 양육에 부적절하거나 방임·학대 우려가 큰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보호 구조가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예외적인 경우다. 결국 가정법원은 부모 중 누구라도 자녀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이런 사건일수록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부모 모두가 양육에 소극적인 사건은 오히려 일반적인 양육권 분쟁보다 더 세심한 자료 정리가 필요하다. 누가 아이를 실제 돌봐 왔는지, 현재 주거와 학교 환경은 어떠한지, 보호자 역할을 도울 가족 지원은 있는지, 아이가 어느 쪽에서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결국 재판부가 보는 것은 '누가 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맡을 수 있느냐'에 해당된다.
부모 양쪽이 모두 한 걸음 물러서는 순간에도, 법원은 물러서지 않는다. 아이는 누구의 감정 정리나 책임 회피 대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혼소송에서 부모 모두가 양육권을 포기하는 듯한 상황이 오더라도, 가정법원이 끝내 붙드는 기준은 하나다.
미성년 자녀 복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그 아이 일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지다. 결국 양육권 판단은 부모 사정이 아니라 아이 현실에서 출발한다. 부모가 등을 돌린 자리에서도, 가정법원은 아이를 혼자 남겨두지 않는다.
출처 : 현대경제신문(http://www.fi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