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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경제신문 - [김광웅의 가정법률] 황혼이혼, 전업주부 '재산분할'···노후 경제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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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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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씨는 3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남편은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며 파주시 운정 소재 아파트, 김포시 소재 상가 등 여러 재산을 형성했으며, 재산도 대부분 남편 명의다. 겉보기에는 남편이 재산을 모두 형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A씨는 자녀 둘을 키우고 시부모 부양과 생활비를 조절하는 등 가정을 운영하는 역할을 사실상 전담해 왔다. 자녀들이 성인이 된 뒤 부부 갈등이 깊어지자 남편은 "돈은 내가 벌었으니 재산도 대부분 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황혼이혼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기대수명은 길어졌으며, 은퇴 이후 삶도 길어졌다. 문제는 혼인생활 후반부에 이혼이 현실화될 경우, 그 갈등이 단순한 관계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오랜 기간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 온 전업주부에게 재산분할은 감정 문제가 아니라 노후 생계와 직결되는 현실적인 경제 문제가 된다. 남편 명의로 형성된 재산이 대부분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몫이 적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의 판단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누가 더 많은 돈을 벌었는지를 기계적으로 따지는 절차가 아니다.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루면서 재산 형성과 유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함께 보는 절차다. 따라서 △전업주부 가사노동 △자녀 양육 △가족 돌봄 △생활비 관리 △배우자 사회생활 지원 역시 재산분할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황혼이혼 사건에서 이 부분은 이혼변호사가 가장 먼저 설명하게 되는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황혼이혼에서 전업주부 재산기여도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혼인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20년, 30년 이상 이어진 혼인생활에서 대체로 한쪽이 소득 활동을 맡고 다른 한쪽이 가사와 양육, 가족관계 유지, 생활관리 등을 맡는다.

가정법원은 이러한 역할 분담을 경제공동체 실질로 본다. 밖에서 돈을 버는 활동만이 기여가 아니고, 그 활동이 가능하도록 집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 역시 재산 형성의 기반이 된다고 평가한다. 전업주부 노동은 급여명세서로 남지 않을 뿐, 결코 가치 없는 노동이 아니다.

물론 모든 황혼이혼 사건에서 전업주부 기여도가 곧바로 절반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정해진다.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인지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것인지 △혼인 기간 동안 가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채무는 누구를 위해 부담된 것인지 △별거 이후 재산 변동은 어떠했는지 등을 함께 본다. 

황혼이혼의 경우 무조건 5대 5가 되는 것도 아니고, 전업주부라고 해서 자동으로 낮은 비율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재산 출처와 유지 과정, 그리고 혼인생활의 실질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정리하느냐가 중요하다. 법은 명의보다 실질을 본다.

실무에서는 전업주부가 스스로 자신의 기여를 축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는 집에서 살림만 했습니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살림의 내용이다. △자녀 교육 △생활비 관리 △주거 유지 △양가 부모 부양 △배우자 직장생활이나 사업 유지 지원 △지출 절약과 재산 보전 노력까지 재산 형성과 유지 토대가 된다. 

특히 황혼이혼에서는 단기간 소득보다 장기간 누적된 생활관리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점에서 황혼이혼 재산분할은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라, 혼인생활 전체를 들여다보는 전문 판단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황혼이혼 재산분할에서 감정적 억울함이 아닌, 자료 정리는 필수다. 금융·부동산 자료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전업주부 기여도를 보여 줄 사정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황혼이혼은 늦은 이별이지만, 재산분할은 남은 삶의 출발선을 다시 정하는 절차다. 젊은 날, 월급은 한 사람 이름으로 찍혔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삶을 버티고 지탱한 시간은 대개 두 사람 몫이 된다. 법이 재산분할에서 보는 것도 바로 그 시간의 무게다. 전업주부 기여는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출처 : 현대경제신문(http://www.fi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