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경제신문 - [김광웅의 가정법률] 이혼·상간소송 위자료, 따로 청구하면 두 번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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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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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 요즘 외도 문제를 둘러싼 법률상담은 예전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과거에는 '이혼을 해야 하나'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이혼소송과 상간소송을 어떻게 나누어 진행해야 하나',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각각 얼마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나' 등 절차와 금액을 함께 따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혼인 파탄은 더 이상 감정 문제에만 머물지 않고, 법적 책임과 경제적 정산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아내가 파주시와 김포시 일대 모텔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먼저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A씨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아내와 불륜 관계를 이어온 상간남을 상대로도 별도 손해배상청구소송, 이른바 상간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의문이 있다. A씨가 아내로부터 이혼 위자료를 받고, 다시 상간남에게서도 위자료를 받게 된다면, 결국 하나의 부정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두 번 받는 것이 아니냐는 점이다.
법적으로 보면 두 청구는 구별된다. 아내에 대한 청구는 혼인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 위자료 청구이며, 상간남에 대한 청구는 제3자가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데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것이다. 상대방도 다르고 소송 형태도 달라 별도로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실무에서도 그렇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금액 산정은 다르다. 많은 이들이 소송이 둘이면 위자료도 둘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원이 보는 것은 소송 개수가 아니라 피해 배우자가 입은 전체 정신적 손해다. 배우자와 상간남 또는 상간녀가 각기 다른 재판을 받더라도, 결국 하나의 혼인 침해와 하나의 정신적 손해를 둘러싼 책임 문제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상처는 하나인데 책임지는 사람이 둘인 구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이혼소송과 상간소송을 따로 제기했다고 해서 위자료가 단순히 두 배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법원이 사건 전체를 보아 정신적 손해를 일정 금액으로 평가하면, 그 범위 안에서 배우자와 상간자가 각자 책임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정리된다. 이미 배우자로부터 일정 금액 위자료를 지급받았다면 이후 상간남 사건에서 그 사정이 반영될 수 있다. 반대로 상간소송 결과가 먼저 나오면 그 금액이 나중 이혼소송의 위자료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적지 않은 경우 이혼소송보다 상간소송 판결이 먼저 난다. 이혼소송은 외도 여부만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친권, 양육권, 양육비, 재산분할, 위자료까지 함께 얽히는 경우가 많아 심리가 길어지기 쉽다.
반면 상간소송은 상대적으로 쟁점이 단순해 먼저 판결이나 조정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이혼 위자료를 먼저 받고 상간소송으로 가는 순서보다, 상간소송 결과가 먼저 나오고 그 금액이 이후 이혼소송에서 고려되는 흐름도 자주 보인다.
결국 피해 배우자 입장에서는 소송을 몇 개 내느냐보다, 각 소송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와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청구 자체는 별개일 수 있지만, 법원이 금액을 판단할 때는 전체 손해를 하나의 틀에서 본다. 따라서 한쪽에서 이미 상당한 위자료가 인정됐다면, 다른 쪽 사건에서도 그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다.
실무적으로는 소송 제기 순서도 전략이 된다. 이혼소송에 모든 쟁점을 한꺼번에 담아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상간소송을 먼저 진행해 외도 사실과 손해배상 책임을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사건은 감정만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분쟁이 아니다.
또한 전체 구도를 읽고 쟁점을 정리할 수 있는 역할과 사건 진행 순서를 설계하는 전문적 접근이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다만 어느 경우든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자료다. 부정행위 내용, 기간, 발각 이후 태도, 혼인관계의 파탄 경위, 자녀와 가정에 미친 영향이 구체적으로 정리돼야 위자료 판단도 설득력을 얻는다.
외도 사건에서 사람들은 묻는다. "둘 다 소송하면 두 번 받을 수 있나요?" 법의 대답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소송은 둘일 수 있어도, 상처까지 둘로 쪼개 주지 않는다. 바람은 한 번이어도 소송은 둘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위자료 계산서까지 감정처럼 불어나지는 않는다.
출처 : 현대경제신문(http://www.fi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