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 [김광웅의 법률산책] 우리 아이가 소년분류심사원에 갔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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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율민 작성일26-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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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제 재판에서 바로 나오지 못하고 ‘임시위탁’이 됐다고 합니다.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보냈다는데, 이게 소년원에 간 건가요?”소년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특수폭행·공동폭행 같은 사건의 첫 재판 이후 이런 전화를 받는 일이 적지 않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집에서 함께 있던 아이가 갑자기 어디론가 끌려가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교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갔다가, 재판이 끝난 뒤에는 보호자와 떨어져 낯선 시설로 향하는 뒷모습을 보는 순간, 그제야 “우리 집 아이가 정말 형사사건 피의자가 되었구나” 하는 현실이 밀려온다.
고양시 일산에 사는 16세 A군은 친구들과 어울리다 파주시 운정 유흥가에서 시비가 붙어, 미리 준비해 둔 둔기를 휘둘렀다는 혐의로 특수폭행 소년보호사건에 회부되었다. 첫 심리기일에서 재판부는 곧바로 보호처분을 내리지 않고 A군을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임시위탁하기로 결정했다. 며칠 뒤 집으로 도착한 서류에는 “일정 기간 심리·성격검사와 생활태도 관찰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보호처분 결정에 참고한다”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부모는 “임시위탁이면 소년원에 보낸 것 아니냐, 학교는 어떻게 되느냐, 여기서 잘못하면 평생 전과가 남는 것 아니냐”며 눈물을 쏟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시위탁결정은 최종 처벌이 아니라 “어떤 처분을 내려야 할지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취지의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쉽게 말해 ‘소년 전문 종합검사소’로, 아이의 정신건강 상태, 충동성과 공격성, 지능과 학습능력, 가정환경과 친구 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고 일정 기간 생활태도를 관찰한 뒤 보고서를 작성한다. 재판부는 이 보고서를 피해 정도, 합의 여부, 기존 비행 전력 등과 함께 종합하여 최종 보호처분의 수위를 결정한다.
아이 부모는 종종 “그래도 처음이니 훈방으로 끝나겠지”라고 기대하다가, 임시위탁결정을 듣고서야 비로소 상황의 무게를 실감한다. 그러나 특수폭행처럼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 정도가 크거나 단체·도구가 개입된 사건이라면 초범이라도 분류심사원 임시위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이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1호(보호자 감호 위탁), 2·3호(수강·사회봉사), 4·5호(보호관찰 중심) 수준에서 마무리될지, 아니면 장기 소년원 송치로 이어질지가 갈라진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분류심사원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그대로 평가 대상이라는 점을 아이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규칙 위반이나 다툼, 무단이탈 같은 행동은 모두 보고서에 기록되고, 반대로 면담·검사에 성실히 임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모습은 ‘교정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는 정기적으로 면회를 가 현재 상황을 차분히 설명하고, 반성문과 사과편지를 쓰게 하며, 다시 학교와 사회로 돌아왔을 때 어떻게 생활할지에 대한 약속을 구체적으로 받아 두어야 한다. 둘째, 밖에서는 “이번 사건은 일탈이지만 보호자의 감독 아래 교정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조사서, 학교생활기록부, 담임·지도교사 의견서, 상담·치료 기록 등을 준비하고, 가능하면 피해자와 합의해 치료비·위자료 지급과 처벌불원 의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귀가 시간, 교우 관계, 스마트폰·게임, 술·담배, 분노·충동 조절 상담 등 관리 계획을 서류로 제시해 재판부의 불안을 줄여야 한다. 특수폭행처럼 중한 소년사건은 장기 소년원 처분도 가능하지만, 피해 회복과 진지한 반성, 안정된 가정환경과 관리 계획이 뒷받침되면 1~5호 처분에 그칠 수 있고, 이는 사건 이후 몇 달간 가족이 얼마나 성실히 움직였는지에 달려 있다. 이러한 과정 전반에서는 경험 많은 소년재판 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아이의 비행은 분명 잘못이지만, 그 순간만 떼어놓고 보면 부모도 피해자이고 가족 전체가 상처를 입은 피해자이다. 그러나 법정에서 통하는 것은 눈물이나 억울함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과 현실적인 계획이다. 우리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떠나버린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당황해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자료를 모으고, 피해 회복을 시도하며, 아이의 삶을 다시 설계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이를 바꾸는 마지막 기회는 형사 판결문이 아니라, 분류심사원 면회실에서 부모가 건네는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신현희 기자 bb-75@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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